Augmentiary: 성찰적 일기 작성에서의 의미형성 보조를 위한 LLM 기반 해석 지원 탐구

Period 2024.12 – 2025.12
Affiliation EXPC Lab
Collaborators Solo Project
Project Type Research
Topics Reflection Well-being AI

1 Overview

  • Augmentiary는 일기 쓰기에서 단순한 기록을 넘어, 자신의 경험을 해석하고 삶의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을 LLM이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탐구한 프로젝트입니다. 이를 위해 사용자가 자신의 목소리와 경험 해석의 주도권을 유지하면서도, 구체적인 의미를 가진 해석을 제안하는 성찰적 저널링 시스템을 디자인하고 구현하였습니다.
  • 3일간의 형성 연구를 통해 디자인 고려사항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Augmentiary 시스템을 디자인하였습니다. 4주간의 배포형 사용자 연구를 진행하여 AI 해석 지원이 실제 저널링과 자기성찰에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 역할: 전체 연구 디자인 및 수행, 시스템 및 인터랙션 디자인, 생성 파이프라인 구축, 바이브 코딩을 통한 웹 기반 시스템 구현, 4주간의 시스템 배포 운영, 인터뷰 기반 정성 분석.

2 Context

사람은 살아가며 겪는 사건을 단순히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왜 중요했는지, 자신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앞으로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해석하면서 자신을 이해해 나갑니다. 이 프로젝트는 저널링의 핵심적인 가치로 이러한 의미형성(Meaning-making) 과정에 주목했습니다. 일기는 경험을 언어로 바꾸고 다시 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하나의 서사로 엮는 중요한 실천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널링이 곧바로 통찰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있었던 일을 적는 것만으로는 그 경험이 자신의 가치관, 정체성, 이전 경험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까지 도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널링은 대부분 독백적 기록에 머무르며, 내가 이 일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는 성찰로 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성찰이 깊어지기보다 부정적인 생각을 곱씹는 반추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HCI 연구는 저널링을 단순한 기록 저장이 아니라, 다시 보기와 재구성을 돕는 상호작용 환경으로 다뤄 왔습니다. 감정 패턴을 시각화하거나, 기록을 돕는 질문을 제공하거나, 과거 기록을 재배열하는 방식으로 성찰을 유도하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여전히 사용자가 직접 의미를 연결하고 해석해야 하는 부담은 남아 있습니다. 기록을 더 잘 남기게 하는 것과, 그 기록이 실제로 더 깊은 의미형성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AI를 이용해 성찰을 지원하는 연구들은 개인 데이터를 이미지, 시, 재구성된 이야기 등의 다른 형태로 변환해 사용자가 새로운 의미를 읽어내도록 돕는 방법을 탐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방식은 해석 가능성을 열어 두는 장점이 있지만, 일상적이고 현실 기반의 저널링 맥락에서 텍스트 형태의 구체적인 해석 제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LLM은 같은 언어 매체 안에서 직접 다른 관점과 잠재적 통찰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유망한 도구이지만, 동시에 사용자가 해석적 노력을 AI에 넘겨버리거나, AI 문장이 지나치게 권위 있게 받아들여질 위험도 함께 안고 있습니다.

본 프로젝트는 LLM이 생성한 출력을 의미형성을 위한 해석적 피드백으로 활용하여 일기 쓰기에서 더 깊은 자기 성찰을 지원하는 방식을 탐색하되, 사용자의 주체성과 목소리를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다음의 연구 질문을 설정하였습니다.

  • RQ1: 일기 쓰기 내 의미형성을 촉진하는 LLM 기반 해석적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한 디자인 고려사항은 무엇인가?
  • RQ2: 이러한 고려 사항을 바탕으로 디자인된 LLM 기반 성찰적 저널링 시스템을 사람들은 어떻게 경험하는가?

3 Approach

3-1 연구 구조

연구는 두 단계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정기적으로 일기를 써 온 참가자 8명을 대상으로 3일간의 형성 연구를 진행해, AI가 저널링 문장 안에 해석을 삽입할 때 어떤 가치와 한계가 드러나는지 탐색했습니다. 이후, 이 결과를 4가지 디자인 목표로 정리해 Augmentiary를 구현하고, 25명을 대상으로 4주간 배포형 사용자 연구를 수행하여 실제 사용 경험과 성찰 과정을 질적으로 분석했습니다.

형성 연구에서 디자인 고려사항을 도출하고, 이를 시스템 디자인과 4주 배포 연구로 연결한 전체 연구 흐름. 형성 연구에서 디자인 고려사항을 도출하고, 이를 시스템 디자인과 4주 배포 연구로 연결한 전체 연구 흐름.

3-1 기술 프로브를 통한 디자인 고려사항 도출

형성 연구

디자인 고려사항 도출을 위한 형성 연구 개요. 디자인 고려사항 도출을 위한 형성 연구 개요.

형성 연구를 위해 기술 프로브를 제작 및 사용하였습니다. 기술 프로브는 실제 환경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기술을 현장에서 검증하며, 디자인 방향에 대한 영감을 얻기에 적합한 방법론입니다.

개발된 시스템에 사용자가 일기를 작성하면, 선택된 관점과 톤에 따라 AI가 해석 문장을 원문 안에 삽입합니다. 이 프로브는 완성된 프로덕트를 검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AI 해석이 저널링의 흐름 안으로 들어왔을 때 사용자가 무엇을 의미 있다고 느끼고 어디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드러내기 위한 역할로 사용되었습니다.

형성 연구에 사용된 기술 프로브 사용 흐름. 형성 연구에 사용된 기술 프로브 사용 흐름.

최근 6개월 동안 주 1회 이상 일기를 쓰거나, 1년 이상 지속적인 저널링 습관을 유지한 적 있는 8명을 모집했습니다. 사전 인터뷰를 먼저 진행한 뒤, 3일간 기술 프로브를 사용하고 사후 인터뷰를 거쳤습니다. 총 770분의 인터뷰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방 코딩과 주제 분석을 수행하였습니다.

형성 연구 결과: 7가지 디자인 고려사항

형성 연구에서는 AI 해석 지원을 디자인할 때 고려해야 할 7가지 항목을 도출했습니다. 이 항목들은 이후 Augmentiary의 디자인 목표로 재구성되었습니다.

  1. 쓰기 자체에 계속 참여하게 할 것 사용자는 쓰는 행위를 통해 감정적 거리를 확보하고 흩어진 생각을 정리한다고 느꼈기 때문에, AI를 통한 해석 지원도 읽기보다 다시 쓰기를 유도해야 합니다.
  2. 비교할 수 있는 대안적 해석을 제시할 것 하나의 정답보다 여러 해석 후보를 자신의 글과 나란히 놓고 비교할 때 더 깊은 성찰이 일어났습니다.
  3. 사용자의 목소리를 왜곡하지 않을 것 AI가 사실이나 의도를 바꾸면 즉시 거부감이 생겼기 때문에, 원문을 대체하기보다 덧붙이는 방식이 필요했습니다.
  4. 선택적 수용과 수정을 할 수 있어야 할 것 사용자는 유용한 부분만 취해 자기 문장으로 바꾸고 싶어 했고, 이 과정이 저자성을 유지하는 핵심이었습니다.
  5. AI의 기여를 명확히 구분할 것 AI 생성 문장과 사용자가 작성한 문장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면 저자성이 약해질 수 있어, 시각적으로 구분 가능한 장치가 필요합니다.
  6. 개인의 가치와 맥락에 맞는 해석이어야 할 것 일반적인 좋은 말보다, 자신의 가치와 성향, 삶의 맥락에 닿는 해석일 때 더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졌습니다.
  7. 과거 기록과 현재 경험을 이어 줄 것 현재의 감정과 경험을 과거 기록과 연결할 수 있을 때, 일기 한 편을 넘어 더 긴 자기서사 안에서 의미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3-3 Augmentiary 디자인 및 구현

디자인 목표

7가지 디자인 고려사항에서 설정된 디자인 목표. 7가지 디자인 고려사항에서 설정된 디자인 목표.

앞서 발견한 7가지 디자인 고려사항을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네 가지 디자인 목표를 정리하였습니다.

  • DG1 정답이 아닌 비교를 위한 대안적 해석 제공 하나의 답을 제시하기보다, 사용자가 여러 해석 가능성을 나란히 검토하며 자신의 입장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DG2 작성자의 목소리 보존 및 왜곡 방지 AI가 원문을 대체하지 않고, 사용자가 자신의 서술을 중심에 둔 채 해석을 덧붙이고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 DG3 지속적인 글쓰기를 유도하는 사용자 주도적 개입 사용자가 언제 AI를 호출할지, 어떤 제안을 받아들일지, 어떻게 수정할지를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DG4 개인의 가치관과 경험에 조율된 해석 생성 현재 문장만이 아니라 사용자의 가치, 성향, 과거 경험을 함께 고려하여, 더 개인화된 해석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인터랙션 디자인

Augmentiary의 핵심 인터랙션 흐름. Augmentiary의 핵심 인터랙션 흐름.

Augmentiary의 인터랙션은 사용자가 일기를 쓰는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 필요한 순간에 해석을 덧붙이고 다시 자기 글로 통합해 가는 과정으로 설계되었습니다.

  • 사용자 주도적 개입: 사용자는 먼저 중앙 편집기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서술합니다. 이후 더 생각을 확장하거나 정리해 보고 싶은 문장들이 있다면, 해당 부분을 직접 선택해 AI 해석 기능을 호출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텍스트를 선택하기 전까지 AI 해석 기능은 노출되지 않으며, 기능 사용을 위해서는 일정분량 이상의 작성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는 사용자가 스스로 생각을 풀어내는 기본 흐름을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 개인화된 해석 생성: 시스템은 두 가지 성찰 모드를 제공합니다.
    • Perspective-Expanding은 현재 선택한 문장에 대해 서로 다른 의미형성 접근을 반영한 해석 후보를 제시합니다.
    • Dot-Connecting은 현재의 경험을 과거 일기나 맥락 연결해 보도록 돕습니다.
  • 다양한 해석 제시: AI는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서로 다른 해석 가능성을 가진 후보를 최대 3개까지 제안합니다. 사용자는 이 후보들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서 어떤 해석이 더 와닿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단순히 AI 문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AI의 제안을 오가며 현재의 경험을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 원문을 해치지 않는 삽입: AI가 생성한 해석은 일기 원문 전체를 바꾸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선택한 부분 바로 뒤에 삽입되며, 형광펜 같은 하이라이트가 칠해져 시각적으로 구분됩니다.

AI의 해석 제안을 글에 적용한 이후의 경험도 중요하게 고려했습니다. AI가 글을 대신 완성하는 것보다, 사용자가 직접 생각하고, 수정하고, 작성하며 해석을 발전시키는 경험이 중심에 오도록 디자인했습니다.

  • 의도된 불완전성: 일기에 삽입된 모든 AI 해석은 말줄임표 “(…)”로 끝나는 미완성 형태로 제공됩니다. 때문에 사용자는 그 뒤를 직접 이어 쓰거나 문장을 고쳐 쓰면서 해석을 자기 언어로 바꾸게 됩니다. 이는 AI 생성 텍스트가 완결된 결론이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의 생각과 언어로 완성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도록 합니다.
  • 시각적 편집 흔적: 삽입된 AI 해석의 배경 하이라이트는 사용자가 수정을 가할수록 편집된 정도에 따라 색상이 점진적으로 옅어집니다. 이는 사용자가 자신의 언어로 완성하도록 유도하며, AI 제안이 점차 사용자 자신의 글로 흡수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냅니다.

핵심 피처와 생성 파이프라인

Perspective-Expanding은 사전에 정리한 9개의 의미형성 접근 가운데 현재 문맥에 적절한 3가지를 선택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1인칭 해석 후보를 생성합니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현재의 경험을 단일한 관점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Perspective-Expanding의 생성 파이프라인 개요. Perspective-Expanding의 생성 파이프라인 개요.

Dot-Connecting은 현재 선택한 문장과 관련 있는 과거 일기 요약을 불러와, 현재 경험을 이전 경험과 연결하는 해석을 생성합니다. 관련 기록이 충분하지 않을 때는 사용자 프로필에 포함된 대표적 과거 경험을 참조하여 더 넓은 맥락 연결을 시도합니다. 이를 통해 현재의 사건과 감정을 더 긴 자기 서사 안에서 다시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Dot-Connecting의 생성 파이프라인 개요. Dot-Connecting의 생성 파이프라인 개요.

두 기능 모두 결과를 완결된 결론처럼 제시하지 않고, 사용자가 이어 쓸 수 있는 짧은 일인칭 해석 문장으로 제공합니다. 이 점은 AI가 의미를 대신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의 언어로 해석을 발전시키도록 돕는 구조와 맞닿아 있습니다.

구현

Augmentiary를 웹 기반 플랫폼으로 구현했습니다.

  • 프런트엔드는 Next.js, React, Tailwind CSS, TipTap 편집기를 사용해 구축하였습니다.
  • 백엔드는 Supabase를 활용해 사용자 데이터와 저널 기록을 관리하였습니다.
  • 생성 파이프라인은 OpenAI GPT-4o-mini ChatCompletion API를 사용해, 사용자가 선택한 문장에 대한 해석 후보를 생성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3-4 4주간의 현장 배포 연구 및 핵심 발견

배포 연구는 저널링이 본질적으로 일상 속 개인적 실천이라는 점을 고려해, 실험실이 아닌 실제 생활 맥락에서 4주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는 25명이었고, 평균 연령은 25.32세였으며, 23명은 LLM에 익숙하거나 매우 익숙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참가자는 저널링과 자기성찰에 대한 내적 동기가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모집되었고, 사전 단계에서 인구통계 정보, 성격 특성, 개인적 가치, 중요한 생애 서사를 입력한 뒤 일상 환경에서 시스템을 사용했습니다. 2주 차와 4주 차에 각각 중간 인터뷰와 최종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Augmentiary를 이용한 현장 배포 연구 개요. Augmentiary를 이용한 현장 배포 연구 개요.

발견점

발견 1 AI 해석은 정답이 아닌 참조점과 생산적 비교 대상으로 경험됨.

  • 참가자들은 AI 제안을 고정된 결론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자기 생각 옆에 놓고 비교하는 참고점으로 다루었고, 설령 문장에 직접 반영하지 않더라도 성찰을 위한 원재료로 사용했습니다. 특히 해석이 구체적인 문장으로 제시되었을 때, 현재 서술에서 한 걸음 떨어져 생각을 다시 바라보고 감정적으로 몰입된 상태에서 보지 못했던 맹점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 긍정적 재구성은 양가적으로 경험되었습니다. 많은 참가자는 AI의 긍정적 표현이 부정적 사고의 고리를 끊고 더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이동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느꼈지만, 일부는 상황의 무게에 비해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성급하다고 느껴 저항했습니다.
  • 마음에 들지 않는 제안은 때때로 생산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AI가 완벽한 해석을 내놓을 때뿐만 아니라, 다소 어긋난 해석을 제안할 때도 깊은 성찰로 연결되었다는 것입니다. AI의 지나치게 긍정적인 재구성이나 맥락에 맞지 않는 제안을 마주했을 때, 참가자들은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이 실제로 무엇을 느끼는지,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고 싶은지를 더 분명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잘 맞지 않는 제안조차도 때로는 자신의 진짜 입장을 더 분명히 하는 역할로 작동했습니다.

발견 2 선택, 수정, 거부를 통한 주도성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동시에 그 이면이 드러남.

  • 참가자들은 자신이 먼저 서술의 토대를 만들고, 언제 AI를 부를지 결정하며, 어떤 문장을 취할지 직접 고른다는 점에서 주도성을 느꼈습니다. 특히 AI 제안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유용한 조각만 취해 다시 쓰거나, 자기 문맥을 덧붙여 재구성하는 방식이 자주 나타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AI 제안은 권위 있는 해답이 아니라 작업 가능한 재료로 다뤄졌습니다.
  • 하이라이트가 점차 옅어지는 시각적 장치와 미완성 문장 형식은 능동적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하이라이트를 통해 AI 기여 정도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줄임표(“…”)로 끝나는 미완성 형태의 제안을 생각을 이어 쓰게 만드는 부드러운 촉진 장치로 경험했습니다. 일부 참가자는 하이라이트가 점차 옅어지는 과정 자체를 계속 써 나가게 만드는 동기로 경험했습니다.
  • 다만 시간이 지나며 참가자들은 더 맥락을 잘 읽고, 더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AI를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시스템이 사용자가 선택(Drag)한 부분에만 반응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제안만 채택할 수 있다 보니, 일부 참가자들은 점차 자신이 듣고 싶은 위로나 동의를 구하는 방향으로만 AI를 활용하게 되는, 이른바 ‘관점의 협소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발견 3 AI 해석이 생각 확장과 자기이해에 기여함.

  • 대다수 참가자는 AI의 해석 제안이 막혀 있던 생각을 풀어내는 계기가 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새로운 관점을 제시받으며 원래라면 떠올리지 못했을 해석 방향으로 생각이 뻗어나갔고, 이는 자신이나 타인, 현재 상황을 더 다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부 참가자는 AI가 자신이 결국 다다랐을 사고 방향에 더 빠르게 이를 수 있도록 해 주었다고 느꼈습니다.
  • 과거 기록과 현재 경험을 연결하는 과정은 자기이해를 더 넓은 자기 서사로 확장시켰습니다. 참가자들은 예전의 생각이나 감정을 다시 떠올리며, 단발적인 사건이라고 여겼던 경험이 반복되는 패턴의 일부였음을 알아차리거나, 서로 다른 시기의 기록을 하나의 성향이나 삶의 태도로 묶어 이해하기도 했습니다.
  • 일부 참가자에게 이러한 성찰은 더욱 구체적인 태도 변화와 행동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막연했던 삶의 방향이 조금 더 분명해졌다고 느끼거나, 불안이 완화되었고, 체크리스트 작성, 운동 시작, 일정 관리 같은 작은 실천으로 연결되었다는 응답도 나왔습니다. 다만 특히 Dot-Connecting 기능은 기록 축적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초기에는 관련성이 약하거나 반복적인 연결을 제시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4 Discussion

본 연구의 결과는 생성형 AI를 개인의 정체성과 성찰을 다루는 도메인에 적용할 때, UX 디자인이 취해야 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AI 해석을 결론이 아니라 협상할 수 있는 성찰의 재료로 다루기

이 프로젝트에서는 AI가 제안하는 해석을 사용자 대신 의미를 정리해 주는 답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용자가 자신의 글 옆에 두고 비교하고, 일부를 가져오고, 다시 쓰고, 필요하면 거부할 수 있는 협상할 수 있는 성찰 재료로 디자인하고자 했습니다. 실제 배포 연구에서도 참가자들은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참고점처럼 다루며 자기 생각과 나란히 놓고 검토했습니다. 이처럼 해석이 문장 형태로 분명하게 드러날 때, 막연했던 생각을 더 구체적으로 붙잡고 감정적으로 몰입된 상태에서 한 발 물러나 다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중요했던 점은, 유용성이 꼭 “잘 맞는 해석”에서만 나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떤 제안이 어색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그 불일치에 반응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이 무엇에 동의하지 않는지, 어떤 방향으로 생각을 밀고 가고 싶은지가 더 분명해졌습니다. 특히 여러 해석 후보를 함께 두었을 때, 참가자는 정답을 고르기보다 그 사이에서 자신의 뜻을 조정하고 의미를 협상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 프로젝트는 AI 해석을 권위 있는 결론처럼 제시하기보다, 잠정적이고 수정 가능한 상태로 남겨 두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해석 문장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사용자가 그 문장에 응답하고, 자신의 말로 바꾸고, 문맥을 덧붙이면서 비로소 그 해석이 자기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Augmentiary는 선택할 수 있는 복수의 후보, 직접 수정할 수 있는 삽입 방식, 사용자의 편집 정도를 드러내는 시각적 장치를 함께 디자인했습니다. 해석의 핵심은 “좋은 문장을 써 주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자기 생각과 대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재료를 남기는 데 있었습니다.

사용자 주도성과 AI 개입의 균형을 유지하기

이 프로젝트의 또 다른 핵심은, 자기성찰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AI를 덜 개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와 AI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주도권을 주고받을지 섬세하게 설계하는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Augmentiary는 사용자가 먼저 글을 쓰고, 특정 문장을 선택해, 필요한 순간에만 AI를 호출하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이 구조는 성찰의 출발점을 끝까지 사용자의 서술에 두고, 해석의 방향 역시 사용자가 선택하고 수정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주도성을 강조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용자가 주도성을 강조하더라도, 사용자가 늘 익숙한 방식으로만 해석을 요청한다면 기존 관점을 반복해서 강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부 참가자는 사용자가 선택한 부분에만 AI가 반응하는 구조가 장기적으로는 시야를 좁힐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는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제안만을 목표로 하기보다, 때로는 약간의 어긋남이나 낯섦도 성찰을 자극하는 자원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참가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제안을 반박하면서 오히려 자기 뜻을 더 분명히 했던 경험은, 이런 어긋남이 곧바로 실패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이 맥락에서 이 프로젝트가 제안하는 방향은 사용자 주도 구조를 기본값으로 두되, 필요할 때만 AI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특정 관점만 반복해서 선택하거나 사고가 정체된 신호가 감지될 때, AI가 비교적 덜 선택된 관점을 제안하되 왜 그 제안을 띄웠는지 함께 드러내는 방식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AI가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통제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사고가 한 방향으로만 굳지 않게 돕는 것입니다.

경험 사이의 연결을 단순 유사도가 아니라 개인적 중요성으로 다루기

이 프로젝트는 저널링을 서로 분리된 기록의 축적이 아니라, 시간에 걸쳐 흩어진 경험을 연결하며 자기 서사를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문장을 다른 관점으로 다시 보게 하는 것뿐 아니라, 과거 기록과 가치, 개인적 배경을 함께 참조해 지금의 경험이 더 넓은 삶의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탐색하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실제로 참가자들은 이전에는 따로 떨어져 있던 경험들이 이어지는 느낌을 받았고, 사소하게 지나쳤던 경험에서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런 연결은 단순히 비슷한 주제의 기록을 다시 보여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연결된 과거 기록이 지금의 감정이나 문제의식과 맞닿지 않으면, 반복적이거나 피상적인 연결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에서는 앞으로의 성찰 지원 시스템이 “무엇이 비슷한가”를 넘어서, 왜 이 경험이 지금 이 사용자에게 중요한가를 함께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의미 있는 연결은 단순히 언어적 유사성이 아니라 개인적 중요성에서 출발해야 하며, 그래야 비로소 과거 기록이 현재의 성찰을 실제로 확장하는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 프로젝트가 제안하는 것은 AI가 일기를 더 잘 써 주는 방식이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의 경험을 더 깊게 해석할 수 있도록 내적 대화를 촉진하는 구조입니다. 명시적이되 잠정적이고 미완결된 해석, 수정 가능한 개입 방식, 약간의 어긋남을 다룰 수 있는 상호작용, 그리고 개인적 중요성을 바탕으로 한 연결 디자인은 모두 그 방향을 위한 장치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앞으로의 AI 기반 성찰 지원 시스템이 생산성이나 유창성보다, 사용자의 해석 주도권과 의미형성의 깊이를 중심에 두고 디자인되어야 함을 보여 줍니다.


5 Reflection

  • ‘불완전함’의 미학과 마찰 ‘있는’ 상호작용: 뛰어난 AI가 포함된 서비스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설적으로 ‘어디서 AI의 개입을 멈추게 할 것인가’였습니다. LLM이 완벽한 문장을 단숨에 생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문장을 끝맺지 않고, 사용자가 직접 타이핑 하며 색상을 지워나가게 만든 디자인이 어떻게 사용자의 주도성을 지켜낼 수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때로는 약간의 멈춤, 수정, 선택, 불일치가 오히려 더 좋은 경험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개인의 내면처럼 중요한 영역을 다룰 때, 더욱 고민해서 디자인해야 하는 것은 단순한 편의성이 아니라 사용자가 주체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적절한 긴장과 여백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찰 없는 매끄러움’만이 좋은 UX라는 통념을 깨고, 섬세하게 고민한 ‘긴장감’을 디자인하는 것 또한 디자이너의 중요한 역할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섬세한 인터랙션 디자인의 중요성: 시각적 인터랙션을 디자인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중요한 통찰을 얻었습니다. 하이라이트가 점차 옅어지는 장치나 미완성 문장 형식은 기술적으로는 작은 요소이지만, 실제로는 저자성과 주도성을 드러내는 핵심 장치로 작동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AI 시스템에서 인터랙션 디자인은 단지 사용성을 높이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누가 말하고 있는지, 누구의 생각이 중심에 놓이는지를 표현하는 윤리적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정성적 리서치가 이끌어낸 인사이트의 깊이: 리서치 과정 자체에 대해서도 배운 점이 컸습니다. 정량적 성능이나 클릭 수만으로는 사용자가 어떤 제안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순간에 거부하며, 왜 어떤 문장에서 위로를 느끼거나 불편함을 느끼는지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사용자들은 AI가 제시하는 완벽한 위로보다 때로는 엇나가는 해석에서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더 강렬하게 깨달았습니다. 현장에서 발생한 상호작용의 뉘앙스는 단순히 정량적인 데이터로는 포착하기 힘든 것들이었습니다. 인간과 AI의 관계가 깊어지고 미묘해질수록 심도 있는 정성적 리서치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